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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ment)의 약자로, 기업의 비재무적인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이다. 기업이 비재무적인 부분에서도 사회적인 책임과 역할을 수행해야,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보는 개념에서 시작되었다.
1980년대 초반까지는 주주자본주의 관점을 기반으로1) 기업에 대한 평가에 재무적인 측면만 고려되었다. 그러나 1987년 UNEP 및 WCED의 브룬트란트 보고서2) 에서 지속가능 발전 개념이 등장하고, 미국 엑손사 원유 유출 사건으로 인해 환경 및 사회에 대한 기업의 책임이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UN Global Compact에서 인권, 노동, 환경, 반(反)부패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연차보고서에 반영하도록 권고하였다. 2006년 UN에서 책임 투자원칙(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을 발표하고, PRI에 동참하기로 서명한 투자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ESG는 자본시장 에서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ESG를 중심으로 기업에 대한 관점이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변화하면서, 재무적 성과에 집중하기 위해 등한시되었던 환경보호, 노동환경 개선 등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가 중요해졌다. ESG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기업경영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나, CSR이 개별 기업의 경영전략에 한정된 반면 ESG는 투자자 및 소비자가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유사한 개념으로 혼동되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추진 주체는 정부이고, ESG는 기업이라는 점이 다르다. CSR 및 SDGs가 기업의 이윤창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던 것에 비해, ESG는 기업의 리스크 관리 및 장기적으로 ESG 요소가 재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때문에 자본시장에 서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전세계적으로 투자의 판단가치로 부각되고 있는 ESG 의 동향과, 글로벌 ESG 평가기관의 동향 및 평가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전세계적으로 기업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투자자 및 기업 경영자들을 중심으로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ESG 지수는 변동성 축소, 포트폴리오 자산배분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의 EM ESG Leader지수가 MSCI의 신흥국 지수를 상회하며 수익률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며, FTSE의 ESG 지수도 유럽재정위기 이후 FTSE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를 지속적으로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3) ESG 분야별 동향으로는, 환경(E)분야의 경우 파리기후협정의 목표에 따라 탄소중립 실현이 중요해지면서 기업의 탄소감축, 환경개선 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다. 탄소국경세 도입, 플라스틱 규제 도입 등 전세계적으로 환경 관련 정책도 강화되고 있다. 2022년 3월에는 27개국의 공적 금융기관에서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사회(S)분야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소득 격차, 사회 계층간 불평등이 심화됨에 따라 지역사회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주목 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논의된 노동 환경 개선과 성평등 외에도 플랫폼 비즈니스 노동과 비대면 서비스의 증가, 데이터 거버넌스 등 새로운 이슈가 논의되고 있다. 지배구조(G)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변화와 맞물려 주주중심의 의사 결정에서 소비자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용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 경영인과 소유주간의 독립, 성별 및 인종에 대한 이사회 다 양성(Diversity)에 관한 정보공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공시(Disclosure) 기준에 ESG가 포함되고 스튜어드십 코드4) 에도 반영되며, ESG는 기업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위원회가 2026년부터 기업의 ESG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였다.5) 정부는 2021년에 K-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2022년부터는 산업별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 선언 이후 환경부를 중심으로 K-Taxonomy 지정을 통해 녹색 산업에 대한 정의를 재 정립하고 있다. 금융회사 및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 경영이 확대되고 있으며, ESG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증가하고 있다. 주요 수출 대기업 들은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ESG 경영이 요구됨에 따라 협력업체에 ESG 교육 및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상대적으로 ESG 대응이 취약 한 중소기업에 컨설팅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2021년 기준 UN PRI의 원칙을 준용하는 자산은 121조 달러, 자산사는 3,826개로, 전년동기대비 17% 이상 증가했다.6) ESG 관련 채권 발행 비중은 2018년 4%에서 2021년 11%로 2.5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2년에는 1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7) 2025년에는 전세계 ESG 펀드가 3.5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는 전체 펀드 자산의 1/3에 육박하는 수치이다.8) 주요국의 ESG 및 지속가능 자산 투자 비중은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세이며,2018년 이후 일본의 ESG 자산 투자 비중도 급증하고 있다.
국내 ESG 투자 및 채권발행도 글로벌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2021년 말 기준 사회적 책임투자 상장잔액은 169조 원으로,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사회적 책임투자 관련 상장법인은 165개사로 전년대비 5.6배 증가하였고, 신규상장 금액은 86조 8천억 원으로 전년대비 47% 증 가했다. 국내 ESG 채권 발행처는 주택금융공사(MSB)가 43%, 공사·공단이 14%, 일반기업 13%, 은행 1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권의 ESG 관련 채권 내에서 사회적 채권 발행 비중은 2021년도 기준 67%를 기록하여 전년대비 24.0%p 증가하였고, 주요 은행을 중심으로 기후채권(녹색채권)의 발행 도 증가하고 있다.9)
(그림1)글로벌 ESG 채권 발행 추이 '자료: S&P, Global Rating'
(그림2)국내 ESG 채권 발행 추이 '자료: 한국거래소'
해외 주요 투자그룹인 블랙록, 뱅가드그룹 등이 투자 포트폴리오에 ESG를 중요한 평가 지표로 활용하고 있고,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투자기준에 ESG 평가 반영 비율을 높이고 있다. 일부 금융권에서는 ESG를 활용한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 해외의 주요 투자자 그룹은 ESG 평가 기관 을 인수하여 내부화(In-House)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자본시장에서 ESG 평가결과는 기업의 자금 확보와 가치 평가에 중요한 지표로 주 목 받고 있다.
ESG 평가기관은 기업의 ESG에 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제공하기 때문에 ESG 투자와 금융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10) 2022년 기준 ESG 평가 기관, 데이터 공급업체, 표준 제정기관은 전세계적으로 600개 이상이며, 주요 기업의 업력은 10년~20년이다. ESG 평가 기술을 확보하고 평 가 기준을 선점하기 위해 평가기관 간에 인수·합병을 하거나,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피평가기업이 공시한 보고서를 기반 으로 평가를 진행하지만, 평가기관에 따라 평가방법·항목·등급 체계가 상이하여 동일한 피평가기업에 대한 ESG 평가 결과에 차이가 발생한다(표1참고). 이로인해 재무정보처럼 비교 가능성을 확보하고, 신뢰성을 높이고자 ESG 평가기준의 표준마련을 위한 기관간 협업이 논의되고 있다.11) ESG 평가에 는 뉴스, SNS, 인터뷰 등의 텍스트 자료가 활용되기 때문에 텍스트 마이닝, 웹 마이닝, 자연어 처리 기술이 확대되고 있으며,12) AI를 활용하여 비재무 정보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기술개발도 발전하고 있다.
(표1) 주요 글로벌 ESG 평가기관별 평가기준
자료:각사 발표자료
ESG 평가기관은 ESG와 관련된 공시기준 또는 이니셔티브를 제시하는 기관과 투자자들에게 평가결과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분류할 수 있다. ESG의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는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미국 지속가능회계 기준위원회(SASB: 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s) 등이 ESG 관련 공시기준을 제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ESG 평가 및 데이터는 제공은 MSCI, Sustainalytics가 가장 영향력이 큰 기관이며, 유럽에서는 FTSE Russells가 최대 평가기관이다. 이 외에도 Bloomberg, Refinitive(前, Thompson reuters)와 주요 신용평가사인 Moody’s, S&P, Fitch도 ESG 평가결과를 발표하거나, 자사의 신용평가에 ESG 평가 결과를 활용하고 있다. 기업의 신용평가 서비스는 피평가기업이 비용을 지불하나, ESG 평가는 펀드 운용 사가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피평가기업과 평가기관간의 이해상충 관계가 적은 편이다. 다만 평가방법 및 세부지표는 대부분 공개하고 있지 않아, 피평가기업이 ESG평가를 준비하는데 한계점이 있다.
국내에는 한국지배구조원과 서스틴베스트가 ESG평가에 관련하여 상대적으로 긴 업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2011년부터 ES G평가를 실시하였고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대기업집단 소속기업, 금융사 등을 대상으로 S부터 D등급까지 총 7단계로 평가한다. 서스틴베스트는 자 체 평가모델인 ESGvalue를 활용하여 국내 상장사의 ESG 관리 수준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AA~E등급까지 총 7등급으로 산출한다. 대신경제연구소 는 기업 조사를 기반으로 ESG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ESG 평가를 진행하는 국내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MSCI의 주요 사업분야는 조사분석, 기후관련 투자, ESG 투자, 부동산 투자 등이다. 1999년부터 사회적 책임투자와 관련된 평가 서비스를 제공하였으 며, ESG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초창기에 ESG 분야를 만들었던 Riskmetrics, Innovest, KLD 등을 인수 ·합병해서 2011년부터 독자적인 ESG 리서치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업별 평가결과를 일반 대중에 공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21년 기준 MSCI ES G 지수를 차용하는 펀드 및 운용사는 약 59만 개, 운용 금액 규모는 1천억 달러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MSCI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피평가기업이 ESG 리스크를 잘 관리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동일 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유사한 ESG 리스크가 있다고 가정하고, 피평가기업의 ESG 리스크 및 기회를 평가한다. ESG 평가를 위해서 기업공개정보,13) 정부의 DB, World Bank와 같은 국제기구, NGO, 3,400 개 이상의 언론매체, 각종 연구자료 등에서 거시데이터를 수집한다.
MSCI의 ESG 평가등급 산출 방법은, 먼저 80개의 사업영역에 따라, 270개의 관리 점수(Management score)를 합산하고 산업별 주요 이슈에 따라 가중 치를 부여한다. 개별 기업의 ESG를 점수화 한 후, 자산규모별로 가중평균을 주어 산업별 ESG 등급을 산출하고 있다. MSCI는 매년 산업별 이슈와 위 험 노출 정도에 따라 산업별 가중치를 재조정한다. 환경(E)은 기후변화·천연자원, 등, 사회(S)는 인적자원·제품생산성 등, 지배구조(G)는 기업 거버넌 스 등 총 10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주제별로 핵심 ESG 이슈를 구분하여 총 35가지의 이슈를 기준으로 ESG를 분석한다(표2 참고). MSCI의 ESG 평가 특징은 지배구조(G)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표2) MSCI 평가지표
자료: MSCI, MSCI ESG rating Methodology, Jun 2022
환경(E) 및 사회(S)분야의 반영 비율은 5~30%로, 피평가기업이 속한 산업에 따라 반영비율은 상이하다. 환경 및 사회적 요소의 위험이 기업에 영향을 주는 기간을 단기(2년 이하)와 장기(5년 이상)로 구분하고, ESG 위험 노출 점수와 관리점수를 합산하여 분야별로 0~10점을 산출한다. 이후 글로벌 산 업분류기준(GICS)14)에 따라 해당 산업이 환경(E) 또는 사회(S)분야 요소에 크게 영향을 받을수록 리스크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 지배구조 (G)는 ‘높은기여도/장기(long term)’, ‘중간기여도/장기(long term)’에 따라 나누어서 평가한다.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0~10점까지 산출하되, 환경(E) 및 사회(S)분야와 다르게 리스크 점수는 반영하지 않는다. 주요 지표 점수, 이슈별 점수, 주제별 점수를 합산하여 산출하며 전체 평가비율 중 최소한 33% 이상을 반영하고 있다.
각 분야별 점수에 자체 평가 매트릭스 기법에 따른 산업조정점수(IAS: Industry-Adjusted Score)를 적용하여 최종적으로 7단계의 ESG 등급(AAA~CCC) 을 부여한다. MSCI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정보, 보고서 등 평가에 활용하는 거시데이터를 매주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주요 변동사항 발 생시 산업별 ESG 등급을 재평가한다. 단, 기업의 상세 분석보고서는 모니터링 결과를 즉각 반영하지 않고 연1회 제공한다.
(표3) MSCI 산업조정 점수 등급표
주: 등급별 점수가 동일한 구간은 반올림에 의한 것으로, 실제 등급간 점수는 중복되지 않음. 자료: MSCI, MSCI ESG rating, Jun 2022
MSCI는 ESG 평가결과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어, 홈페이지에서 피평가기업별로 평가결과를 조회할 수 있다. 평가결과 외에도 ESG 관련 리서치자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해관계 상충 및 지배구조에 관련한 주요 이슈 발생 시 분기보고서·특별 분석보고서를 발행한다.
Sustainalytics는 1992년에 설립된 ESG 리스크 평가 및 리서치 전문 기업으로, 2020년 Morningstar에 인수되었다. 타 기관처럼 공개된 기업정보를 기반으로 평가하며 ESG 요소가 기업의 재무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다. Sustainalytics는 지속가능채권의 가이드라인을 공시하는 기업으로 우리나라의 국내 기업 및 금융기관도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할 때 Sustainalytics의 평가를 받고 있다. Sustainalytics는 전세계 172개국, 2만여 개 회사에 대한 ESG 평가를 진행하고, NGO·국제기구·각종 미디어에서 발표하는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2018년 9월부터 ESG 리스크 등급 서비스를 시작하였으며, 2020년부터 자사 홈페이지에 4천개 이상 기업의 ESG 등급을 공개하고 있다. 산업별 중요 이슈(Material ESG Issues), 기업 지배구조, 기업별 ESG 이슈로 구성된 72개 주요 평가항목을 사용하나 세부 평가항목은 공개하고 있지 않다.
Sustainalytics의 리서치팀에서 산업별로 평가에 반영되어야 하는 주요한 항목인 MEI(Material ESG Issues)를 선정한다. MEI는 Sustainalytics가 ESG리스크를 평가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활용하는 지표이다. MEI의 주요 항목은 인적자원, 경영 윤리, 생산 구조, 이산화탄소 배출 시설 운영, 보건 및 위생 시설,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보안 등이다. 모든 피평가기업은 산업별로 분류되어 있으며 산업별 MEI는 상이하다. MEI는 특정 기업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며, 산업별로 가중치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A산업 그룹에 MEI 요소가 반영되면, A산업에 속한 기업은 모두 MEI 가중치의 영향을 일률적으로 받는다. MEI를 기준으로 관리점수(Management)를 0~100점으로 부여하는데, MEI 관리점수가 80점이라면 피평가기업이 당면한 ESG 리스크에 대해 80%까지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Sustainalytics의 ESG 리스크 평가는 피평가기업이 포함된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ESG 리스크 와, 피평가기업의 ESG 리스크 대응책의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하여 평가한다. ESG 평가 모델에서는 각 MEI에 대한 1) 위험도(Exposure), 2) 관리(Management), 3) 관리하지 않은 리스크 (Unmanagement risk)에 대해 평가하고, 기업이 관리하지 않은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리스크와 관리가 불가능한 리스크로 나누어 평가한다. 관리 가능한 리스크는 기업이 대응이 가능하나 아직 대응하지 않은 리스크를 의미하고, 관리가 불가능한 리스크는 해당 피평가기업이 업종 특성상 대응이 어렵거나 기업의 역량 및 이니셔티브상 대응할 수 없는 리스크를 의미한다(그림3 참고).
(그림3)Sustainalytics의 ESG 평가 방법 'Sustainalytics, The ESG risk rating, August 2020'
Sustainalytics의 ESG 리스크 평가는 투자자로 하여금 ESG 위험요소가 피평가기업의 증권 및 포트폴리오와 같은 재무적인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도록 5단계의 리스크 등급과 점수를 제공한다. 5단계의 리스크 등급은 피평가 기업의 리스크 관리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매우 미미함 (Negligble), 낮음(Low), 중간(Medium), 높음(High), 매우 높음(Severe)으로 구성된다. 등급산출은 ESG 리스크 점수에 따라 산출하는데, 점수가 높을수록 기업의 ESG 리스크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표4) Sustainalytics의 ESG 리스크 평가 등급
주: 등급별 기업분포는 2019년 기준 자료: Sustainalytics, The ESG risk rating report, August 2020 및 January 2019
Sustainalytics도 MSCI와 마찬가지로 2020년부터 피평가기업의 ESG 리스크 등급을 일반에 무료로 공개하고 있으며, 피평가 기업이 속한 산업 내에서의 ESG 리스크 순위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Resource Center에서 ESG와 관련된 주요 이슈 정보와 리서치팀이 작성한 분석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Sustainalytics는 ESG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2022년 6월 23일부터 CSR 및 지속가능발전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ESG 현황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FTSE는 파이낸셜타임스와 런던증권거래소(London Stock Exchange Group)의 합작회사로 유럽의 대표적인 ESG 평가사이다. 런던증권거래소가 2021년 1월 Refinitive(前, Thomson Reuters)를 인수한 이후 Refinitive의 ESG 등급 평가방법과 리서치 자료·데이터 등을 활용하고 있다. 채권발행사를 중심으로 ESG 평가 결과를 제공하고 있으며, 피평가기업이 속한 국가의 경제발전 수준을 고려하여 ESG 등급을 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FTSE는 2020년 발간한 자체 ESG 분석 보고서에서 자사가 산정한 ESG 결과가 장기적으로 기업에 대한 투자에 유의한 영향을 준다고 발표한 바 있다.15) FTSE의 FTSE4Good 지수는 MSCI의 ESG Leaders 지수, DJSI의 S&P 500지수와 함께 3대 ESG지수로 꼽히며, 유럽을 대표하는 ESG 지수이다. ESG 지수는 피평가기업의 ESG 평가결과를 기준으로 산출한다. 분기별로 지수에 편입되는 기업을 선정하며16), ESG의 기준과 거리가 먼 담배, 무기, 석탄 등 일부 산업은 지수 산출대상에서 제외된다. FTSE의 ESG 지수는 E, S, G 중에 한 요소라도 기준이 미달되는 경우, 해당 기업을 ESG 지수에서 제외한다.
FTSE의 ESG 평가 항목은 14개의 주제와, 300개 이상의 평가 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환경(E)의 경우 생물다양성·기후변화 등, 사회(S)는 노동표준·인권 및 커뮤니티 등, 지배구조(G)는 반(反)부패·납세투명성·기업 지배구조 등을 포함한다. 각 주제별로 평균 10~35개 정도의 전략 평가 지표가 설정되어 있다. 각 주제에 대해서는 FTSE의 산업분류인 ICB(Industry Classification Benchmark)의 분류에 따라 0.1~1의 추가 점수를 산출하여 합산한다. 평균적으로 1개 기업당 125개 정도의 평가지표를 적용하여 평가하고 있다. FTSE의 ESG 평가 특징은 자체 등급산출 규칙에 따라 피평가기업이 위치한 국가의 경제발전 수준을 고려한다는 점이다.
(표5) FTSE Russell 평가지표
자료: FTSE Russell, Integrating ESG into investments and stewardship, May 2020 FTSE Russell, Guide to FTSE Sustainable Investment Data used in FTSE Indexes, Jun 2021
먼저 300개 이상의 지표에 점수를 부여하고, 14개 주제에 대해서 주제별 점수(0~5점, 소수점 1자리까지)와 잠재적 손실을 반영한 점수를 통합한다. 잠재적 손실위험은 높음, 중간, 낮음으로 구분한다 (표6 참고). 주제별 점수를 합산하여 E, S, G 각 요소에 대해 0~5점(소수점 1자리까지)을 산정하며, 주제별로 잠재적 손실위험이 높은 경우는 가중치3, 중간 위험도는 가중치2, 낮은 위험도는 가중치1 을 부여한다. 필요 시, 피평가기업과 평가항목 간의 연관성에 따라 추가 가중치를 부여한다. ESG 점수를 산정할 때 설명력이 있는 항목을 중심으로 점수를 매기고, 점수를 부여하기 어려운 요소(기업의 노력, 성실성 등)는 점수 반영 여부를 재검토한다. 최종 산출된 ESG 점수를 ESG 지수에 활용하기 때문에, 각 요소에 대해 가급적 균일한 가중치를 부여한다.
(표6) 주요 글로벌 ESG 평가기관별 평가기준
자료: FTSE Russell, Guide to FTSE Sustainable Investment Data used in FTSE Indexes, Jun 2021
FTSE는 다른 평가기관처럼 ESG 평가점수 외에도 관련된 자체 리서치 보고서와 데이터 자료, 분석 보고서 등을 제공하고 있다. FTSE는 2021년 인수한 Refinitive를 통해 독자적인 연구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FTSE 홈페이지에서 Refinitive로 직접 연결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P는 2019년 스위스의 지속가능경영 평가사인 로베코샘(RobecoSAM)의 ESG 평가사업을 인수하였으며, 로베코샘과 공동으로 개발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DJSI, Dow Jones Sustainability Indices)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DJSI 지수 편입 기업 중에 지속가능성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S&P 500 ESG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이 지수는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500개의 종목으로 구성된다. 2022년 5월 S&P가 테슬라를 S&P ESG 500지수에서 제외하자 테슬라의 주가가 하락했던 점을 볼 때, S&P 500 ESG 지수가 투자자에게 실질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S&P는 2020년 S&P 글로벌 ESG 스코어 서비스를 출시하였고, 8,000여개 기업에 ESG 점수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자산시장의 90%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S&P는 다른 평가기관이 수집된 정보를 기반으로 탑다운 방식의 평가를 하는 것과 달리 피평가기업이 설문지에 답변한 내용을 활용하여 평가를 실시하고, 공통 항목과 산업별 항목으로 나누어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피평가기업에 대해 설문을 진행하지 않는 MSCI와는 대조적인 평가 방법이다. 설문지의 문항은 80~120개이며, 점수는 약 130점 정도이다. 산업별 특성을 반영하여 피평가기업의 성과에 대한 점수를 부여하는 데 15~30점으로 구성된다. 단 설문에 응답하지 않은 기업도 S&P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ESG 점수를 산출한다(그림4 참고).
(그림4) S&P의 ESG 평가 과정 '자료: S&P, S&P Global ESG Score, 2022'
S&P도 타기관과 유사하게 ESG 점수 산출 시 자체적인 산업분류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다. 공개된 기업정보인 재무자료, 지속가능성 보고서, 기업정책, 투자자 프레젠테이션 등의 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필요 시 일반 대중이 접근할 수 없는 데이터를 기업에 요청하기도 한다. 기업에 대한 설문항목 중 필수항목에 대해 기업이 응답하지 않으면 0점 처리하기 때문에 설문에 부실하게 답변한 기업은 평가에 불이익을 받게 된다. S&P는 산업별 특징을 고려하여 산업간 표준편차를 평가모델에 반영하고 있고, ESG 항목별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여 최종 점수를 산출한다. 글로벌 리서치 전문가로 구성된 ESG 점수 위원회가 ESG 평가 방법론과 구조에 대해서 감독하고 있다.
S&P는 기업의 ESG 리스크와 영향에 대한 자료를 매일 모니터링 하고 있는데, 모니터링 및 데이터 필터링, 분석은 RepRisk사에서 담당하고 있다. RepRisk는 ESG 데이터 평가기관으로 기업경영, 투자, 사업 현황 등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피평가기업에 ESG와 관련된 사회적 논란 또는 위기가 발생한 경우 RepRisk사의 모니터링 프로세스로 사후관리 데이터를 수집한다. ESG 리스크를 매일 업데이트 하고 있으며, 제3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ESG를 평가한다. 또한 공개된 기업정보 외에도 미디어, SNS 등의 자료를 사용한다.
블룸버그(Bloomberg)는 ESG 공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ESG Score 서비스를 시작했다. ESG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가한 ESGScore를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ESG 데이터는 102개국, 11,800여개 기업이 공개한 정보를 수집하고 검증하여 제공하고 있으나, 블룸버그 유료서비스 이용자만 평가결과 및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다. 주요 평가내용은 기후변화, 인적자원, 주주권리 등이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Moody’s) 계열사인 Moody’s ESG Solution Group은 ESG 등급, 지속가능성 등급 분석, 지속가능 재무정보에 대한 검토 및 인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9년에 ESG 평가, 데이터, 분석도구 및 지속가능금융 분야의 전문기업인 Vigeo Eiris와 기후데이터 비즈니스 회사인 Four Twenty Seven을 인수하여 전세계 국가, 지역, 산업에 대한 등급을 산출하고 있다. 2022년 4월부터 소비재/음료, 해운, 항공우주 등 새로운 산업부문으로 ESG 평가를 확대하고 있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는 Deutsche Bourse Group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기후변화, 인권, 노동기준, 부패 요소 등을 고려하여 ESG를 평가하고 있다. 피평가기업의 KPI를 고려하며 컴플라이언스를 기반으로 기업의 ESG 리스크 요소를 평가한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에게 기업의 거버넌스와 책임투자에 대한 자문 및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글로벌 ESG 평가기관의 동향과 평가방법을 살펴본 결과 첫째, 평가기관별로 ESG 결과 산출에 활용하는 가중치와 세부항목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 평가의 특성상 비정형 데이터를 정량화해야 하므로 자체적인 데이터 수집 능력과 평가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이로 인해 평가방법은 기업의 영업 기밀과 연관되어 있다. 또한 대부분의 평가기관은 ESG 평가결과 외에도 관련 데이터와 컨설팅 보고서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세부 항목 또는 방법론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평가기관의 세부적인 평가 방법 비공개로 인해 ESG 평가 표준기준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평가 기준의 표준화가 어렵다. 평가기관별 세부 평가항목과 기준, 방법, 점수체계가 상이하기 때문에 동일한 피평가기업에 대해서도 평가기관에 따라 ESG 평가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발생한다.18) 둘째, 평가기관의 자체적인 산업구분 가중치 부여로 인해 평가결과가 기업의 실질적인 ESG 리스크를 반영하는 데에 한계점이 있다. 주요 평가기관인 Sustainalytics 및 FTSE는 자체 산업분류에 따라 산업별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개별 기업의 위험보다는 표준화된 산업별 리스크가 ESG 평가에 일률적으로 반영되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MSCI의 경우 거버넌스가 최소한 33% 반영되도록 구성되어 있고, FTSE는 해당 기업의 지리적 위치를 고려하고 있다.
셋째, 평가기관은 각자의 평가방법이 가장 객관적이고 투명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질적으로 분석에 사용되는 데이터에 법적규제, 이해관계자, 투자자의 의견이 완전히 배제되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19) 이로 인해 평가기관이 속해 있는 국가에 따라 평가결과에 편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기업 위기관리 회사인 NAVEX가 2022년 3월 회원사 임원 1,2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럽지역에서는 환경(E)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고, 미국지역은 모든 요소가 동일하게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유럽펀드 매니저의 58%가 ESG 투자의 중요성을 느낀다고 답한 반면, 미국지역 매니저는 14%만이 ESG 투자가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이처럼 국가별로 ESG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 상이하다 보니 평가기관이 속한 국가에 따라 ESG 평가결과가 다른 경우도 발생한다.20) 넷째, 주요 평가기관들은 대부분 투자자별 맞춤 인덱스를 설계하여 판매하거나, ESG와 관련된 리서치 솔루션, 데이터, 자문 등 ESG 관련된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판매 및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평가기관 간 인수·합병, 파트너십 등을 통해 ESG 평가 방법론 개발과 관련 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비정량 요소를 평가에 활용하기 위해 텍스트 마이닝, 웹 마이닝, 자연어처리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21) 글로벌 주요 평가기관은 ESG 평가에 대해 단순히 등급(점수)을 제시하는 차원을 넘어, 투자자 및 경영자에게 컨설팅 서비스, 관련 리서치 자료 제공 등 포괄적인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주요 평가기관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하고 폭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재무적 요소를 재무적인 요소와 마찬가지로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과, 데이터 분석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던데 기인한다. 다른 평가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거나, 필요 시 인수·합병 등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노하우를 축적하고, 독자적인 평가체계를 구축한 것이 글로벌 평가기관으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요소였다.
국내에서 ESG 평가를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하고자 하는 기업은 ESG 평가결과뿐만 아니라 관련 리서치, 컨설팅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ESG 평가 대상이 공시기업이나 대기업의 협력기업이 대부분으로, 평가에 활용하고 있는 데이터의 다양성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텍스트의 정보를 정량화하는 방법론과 기술개발이 부족하므로, 기술력 확보를 통한 방법론 개발이 필요하다.
국내 주요 투자사에서 해외 ESG 평가기관을 이용하는 수치는 정확하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ESG 평가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투자 기관에서 활용하는데 한계점이 있어 해외 평가기관 자료를 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 언급되었듯이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한 ESG 기준이 아시아 지역에는 적용되지 않는 한계점이 존재한다.22) 따라서 우리 기업 실정에 맞는 ESG 기준을 확립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와 민간 평가기관 간의 평가기준에 대한 컨센서스를 공유할 필요가 있겠다.
